이번처럼 할 거면 내는 못합니더”
진정한 전국 왕중왕전이 열린 진주전국민속소싸움대회가 성황리에 마무리됐지만 한사람은 몸살에 죽을 맛이다.
그는 바로 강동길 해설위원(진주시 평거동, 48세)이다.
지난 5일부터 10일까지 장장 6일 동안 오전 8시부터 늦은 밤 10시까지 하루 12시간 이상 소싸움 중계해설을 하다 보니 뭔 일이 있었는지 멍할 정도로 체력이 바닥나 몸살을 앓고 있다고 한다.
|
|
| ▲ 열전을 펼치고 일상으로 돌아온 강동길 해설자 |
소싸움 해설계의 지존, 소싸움의 백미, 진주 토요상설대회의 터줏대감
모두 강동길 해설자를 이르는 말이다. 하지만 강 해설자의 직업은 하나가 아니다.
“내 본업은 의사지. 의사. 장의사”
그는 장씨가 아닌 강씨가 아니던가.
그렇다. 그는 형님을 도와 세상뜨신 분들을 곱게 단장해 가는 길을 평안하게 모시는 그런 의사인 것이다.
또한 그는 진주 한일병원의 홍보실장직을 맡고 있다. 그만큼 그는 사람들과 어울리기 좋아하고 사람을 끄는 매력을 가진 경상도 사내인 것이다.
|
|
| ▲ 소싸움경기장에서 해설을 하고 있는 강동길 해설자(좌)와 강명철 해설자(우) |
“지는 진주시 특별 홍보대사이기도 하지요. 자칭이지만”
진주 토요상설 소싸움대회 공식 해설자인 그는 진주시청에서 특별히 섭외한 해설자로 전국 연합회 소속의 다른 해설자와 달리 프리랜서 해설자이다.
또한 그는 소싸움 해설 뿐 아니라 각종 행사 사회의 달인이기도 하다. 그도 그럴 것이 15년 동안 진주MBC의 ‘동네한바퀴’, ‘뭐라꼬 퀴즈’ 등을 진행해 온 경험이 풍부한 전문 사회자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소싸움이 무료해지거나 경기가 너무 빨리 끝나버릴 때 발생하는 데드타임을 신나는 이벤트 시간으로 탈바꿈시켜 관객과 호응하는 것이 강 해설자의 특기이자 인기비결이다.
학창시절 성악도 하고 악기도 다뤄봐서인지 성대가 튼실했고 대중 앞에 서서 마이크 잡는 것이 천성이었다. 그래서 각종 코미디언 시험, 연예인 시험을 쳤는데 그 당시에는 사투리가 인기는커녕 말도 알아듣지 못해 매번 낙방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고 한다.
각종 행사나 지방방송을 통해 자신의 끼를 발산하긴 했지만 최종 꿈인 전국노래자랑 사회자가 되기 위한 길은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 강 해설자가 소싸움 해설을 시작하게 된 것은 우연이었다.
5년 전 진주시청에 친분이 있는 관계자가 소싸움대회 중간 중간에 치러지는 행운권 추첨이 무료하다며 재미있게 사회를 봐줄 수 없냐는 제안을 해 온 것이다. 그곳에서 처음 강용기 해설자의 해설을 접하고는 너무 재미있어서 집에서 소싸움 비디오를 보며 연습까지 했다고 한다. 그리고는 바로 그 대회 해설자로 투입됐다고 하니 소싸움 초보자지만 사회진행은 타고난 모양이다.
강 해설자는 이번 진주대회를 “예선전이 20분, 40분씩 진행되는 경우가 없는데 워낙 기라성같은 싸움소들이 출전해서 예선전이 예선전이 아니라 한경기 한경기가 결승전 같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는 소뿔이 부러지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잘생기고 한방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한방(일반을종, 김해 박병곡)이가 예선에서 뿔이 부러져 싸움소로서의 생명이 끝난 것이다. 또한 강 해설자는 한방이 외에도 안창이의 패배가 너무 아쉬워 눈물까지 났었다고 밝혔다.
작년 진주대회에서 갑종부문 우승을 한 ‘안창’이는 청도의 우주 안귀분씨가 귀애하는 소로 대회를 앞두고 1주일 전부터 진주에 머물며 현지 적응훈련을 펼쳤었다. 하지만 첫 경기에서 어처구니 없이 패하는 바람에 해설하는 입장에서도 마음이 아팠다고 한다.
강 해설자는 김밥으로 끼니를 때우며 고생한 이번 경기지만 소머리 맞대는 경기 일정이 너무 바빠 울장 마라톤이나 노래자랑 같은 경품 이벤트를 많이 하지 못해 개인적으로 아쉬웠다고 밝혔다.
그리고 특히 토일 주말이면 소싸움을 비롯한 행사 사회로 분주해 가족들과 제대로 여행 한번 못 갔다며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싸움소 키우는 사람들은 딱 소대가리지”
마지막으로 강 해설자는 싸움소를 너무도 사랑하는 우주들을 많이 봐 왔다며 이번 대회에서 관중석으로 뛰어들었던 김명진 우주도 자기 소가 욕먹는 것은 참지 못하는 정의파라며 두둔했다.
|
|
| ▲ 병원에 입원한 후배에게도 강 해설자의 입담은 활력소가 된다 |
본업으로 돌아온 강동길 해설자는 아직 풀리지 않은 피로가 엿보였지만 성황리에 마친 대회에 일조한 뿌듯함으로 기분 좋은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강동길 해설자는 11월 21일, 28일 진주 토요상설 소싸움대회에서 다시 만나볼 수 있다.
Copyrightsⓒ진주인터넷뉴스 www.jjinews.asia 발췌
사진 / 강병주 기자